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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하루

작성자명허선희
조회수851
등록일2016-05-03 오후 12:11:08

쉬는날이라 볼일을 하나 보고 다음 볼일을 위해

신도림테크노마트 안내데스크로 갔다.

앞에 할머니 한 분이 서 계셨고 안내하시는 분은 핸드폰을 들고 계속 통화를 하고 계셨다.

통화를 끝내더니 할머니께 폰을 들려드리며

"할머니 4-1 번에서 기다리신대요.지하철 타는 곳이요!" 한다.

할머니는 폰을 받아들고 애매한 표정으로 머뭇거리며 돌아서더니 걸어가셨다.

 

난 궁금한 걸 묻고 이내 목적지인 지하로 향했다.

걸어가며 흘끗 할머니를 찾아보니 나랑 같은 곳을 향해야 할 할머니께서

엉뚱한 곳으로 가고 계셨다.

할머니께 뛰어가서 행선지가 같으니 안내해드리겠다고 하고

만나실 분들에게 전화를 다시 걸어달라고 했다.

그쪽 할머니들은 계속<4-1> <엘리베이터> 이 두가지 말씀만 반복하셨다.

 

지하로 내려가서 할머니께 말씀드렸다.

"할머니! 아무래도 우리가 표를 내고 이 안으로 다시 들어가얄 것 같아요. 

안에서 기다리시나 봐요!"

(할머니께서는 전철을 타고 오셔서 4-1앞 엘리베이터를 탔어야는데

 지상으로올라와버리신 것 같다.)

 "미안해서 어떡해 애기엄마" "괜찮아요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닌것 같아요 " 하며 들어갔다.

 엘리베이터있는 곳마다 할머니 팔짱을 끼고 쭉 훑어 나갔다.

거의 마지막 엘리베이터 쯤에 할머니 두 분이 서 계셨고

세 분은 극적으로 상봉하며 춤을 추듯 반가워하셨다. image

그 와중에 왜케 길을 못 찾냐고 구박도 해가시면서.ㅎ

"애기엄마 안 만났으며 어쩔뻔했어"하시며 세분이서 나를 구세주처럼 쳐다보셨다.ㅋ

 

그런데 두분을 더 만나야 한단다. image

그 순간 이미 난 다섯분이 다 만날 때 까지 여기 있어야겠다 생각했던 것 같다.

 

다리가 아프다고 하셔서 근처 의자가 있는 곳으로 안내해드린 후

할머니 세분 그리고 나 넷이서 또 기다렸다.

시간이 조금 많이 흐른후 또 한 분을 만났고 image

이제 한 분 만이 남은 상태

"이렇게 만나시기 힘든데 자녀분들한테 좀 데려다 달라고 하세요"했더니

"에이 애들이 어딨어!"하셨다.

 

사연을 들어보니 파주의 교화초등학교 동창모임이란다.

"이젠  다 죽고 다섯만 남았어!" 하셨다.

"저번에도 먹을 곳 찾아 고생만 하고 제대로 먹지도 못했어" 하시길래

"제가 찾아봐드릴께요"하고 검색에 들어갔다.전화도 걸어보고

"아이고 애기 엄마 없었으면 우리 어쩔뻔 했어!

우리랑 같이 밥 먹으로 가자 끌고라도 가야겠어!"하셨다ㅋ

"애기엄마 바쁜때 어떡하나? 근데 얘는 왜 이렇게 안 오는거야?"하셨다.

"할머니 제가 다행히 지금 한가하거든요 괜찮아요!" 했다.

 

 남편에게 요약해서 카톡을 보내자 한다는 말  

image 

우리 남편다운 답장.ㅎ

 

음식점을 정하며 시간은 많이 흘러갔고

힘겹게 통화가 연결된 마지막 한 분 역시 엉뚱한 곳에 계셨고

분이 계신곳으로 옮겨가서

드디어 다섯분이 눈물겨운 상봉을 하기에 이르렀다.imageimageimageimageimage

 

자 이제 출발!

 갑자기 내가 가이드라도 된 것 같았다.

우리의 목적지는 신도림 디큐브시티 건물 6층의 <경복궁> 이라는 한정식집!

지팡이를 짚으신 한 분이 난간에 걸터앉아서 다리가 아파서 못 가시겠단다.

짧은 거리를 이동하고 있는 순간임에도 불구하고.

같이 쉬다가 한참가야 냐길래 바로 저기라고 말씀드렸더니

"그래?" 하시며 힘이 나시는지 부축해달라고 하시며 걸음을 내딛으셨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엘리베이터를 올랐는데 유모차 두 대에 애기들이 타고 있었다.

할머니 한 분께서 애기가 이쁘다며 얼굴을 만졌나보다.

다른 한 분께서

 "얘! 요즘 애기 엄마들이 애기들 만지는거 얼마나 싫어하는데 넌 왜 그러니?!!" 하는거다.

그랬더니 그분 하시는 말씀 "야 이렇게 이쁜데 어떻게 안 만지냐!" 한다.ㅋ

유모차의 애기들이 내리고 나서도 계속 타박을 하자

같이 엘리베이터 안에 있던 젊은 남자가 안스러웠는지

"만지는거 싫어하지 않아요!!" 하며 웃어준다.

 

드디어 한정식집 도착!

자리까지 안내를 해드리고 조용히 5인분을 시켰다.

종업원에게 식사마치고 신도림역에 가실 수 있도록 꼭 안내해달라고 했다.

"덕분에 좋은 곳도 와본다"며 좋아하다가 내가 간다고 하자 펄쩍 뛰셨다.

난 점심약속이 있다고 거짓말을 하고

"담부텀은 약속 잘 정해서 잘 만나도록 하시구요!

오늘 즐겁게 지내다 가세요 행복하시구요!!"라고 말씀드리고 돌아섰다.

약속이 있다니까 차마 붙잡지 못 하시는 분 , 그래도 붙잡는 분 ,

 전호번호를 달라는 분 등 다들 많이 아쉬워하셨지만 계속 머물수는 없는 일

 

한시간 반 정도를 써버려서 내가 할 일들 몇 가지가 내일로 미뤄졌지만

난 정말 동화속에라도 들어갔다 나온 듯 행복했다.

모습은 할머니들이지만 그 모습안에 다섯명의 소녀들이 보였고

그 모임이 참 애틋해보였다 .

그 모임에 내가 한 몫 한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할머니들 오늘 행복하셨나요?^^

덕분에 저도 행복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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