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광장 이모저모
지폐 한 장과 동전 몇 개
얼마 전 퇴근하며
화곡 터널 위를 걸어서 넘어왔다.
까치산역 근처 큰 마트에 들어가서
뭔가를 샀다.
계산하려다가 우연히 뒤를 돌아봤는데
할머니 할아버지들께서
내 뒤로 길게 줄을 서 계시는 거다.
그때 시간이 아침 9시 전이었으니
아마도 마트가 문을 열자마자 오신 것 같다.
'할머니들께서 이 시간에 이렇게 많이?'
손에 아무렇게나 찢은 종이쪼가리 하나씩을
꼭 쥐고 계셨다.
바로 뒤에 계신 분 손에 쥔 종이를 슬쩍 보니
병 갯수과 또 뭔가가 쓰여 있었다.
아마도 폐지 무게가 적혀있었던 것 같다.
어느 정도는 아는 사실이었을 텐데
기분이 참 이상했다.
더군다나 계산원이 그분들 손에 쥐여주는 돈은
지폐 한 장과 동전 몇 개!
물론 지폐는 천 원짜리였다.
생각에 빠져 밖으로 나와 보니
병들과 폐지가 수북하게 쌓여있었다.
밖에서 갯수를 세고 무게를 달아서
내용을 작은 종이에 써서 드리면
안에서 돈으로 바꿔가시는 것 같았다.
뭔지 모르게 마음이 답답하고
생각이 많은 아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