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광장 이모저모
내 아이디는 sjhee39
내 아이디는 sjhee39
신정희
이른 아침 병원을 들어서는 할머니
혼자 걷기에도 힘들어 보이는데
이른 아침부터 칼바람을 맞으며 왠일이실까?
유리문 너머 보기에도 힘든 허리
뛰어내려가 손을 잡고 부축하는데도
내게로 몸이 쏠림이 전해졌다.
밀레니엄 이천년에 들어서
범국민 PC가 도입되었던 서기 2,000년
손편지에 우표를 붙여 넣었던 빨간 우체통이
서서히 제구실을 잃어가기 시작한 즈음
아랫집 여드름 가득한 고교생에게 물어
다음에서 가졌던 내 나이 서른아홉에
아이디는 sjhee39.
아이들에게 처음으로 배웠던 ctrl+c , ctrl+v
복사해서 붙이기기능은 내게 한글시트지의
무한한 가능성과 호기심을 안겨줬다.
이제 전자편지에 파일첨가기능까지
배워야할만큼 생활의 많은 부분에
서식이 필요하고 난 아이들에게 부축을 받으며
의존하는 무력한 컴의 실버세대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