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광장 이모저모
아들아 미안하다
아들아 미안하다 살아 있어 미안하다 떠나지 못해 미안하다 무슨 미련이 그리도 많기에 이러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만 가고 싶은데 아들아 그게 잘 안된다. 언젠가는 살고 싶어지더구나. 너의 바램과는 반대로.
간호사가 전화했을 때 '내가 가서 할 게 뭐 있냐' 했다면서
아들아! 넌 에미가 안 보고 싶을지 모르지만 난 마지막으로 널 꼭 보고 싶었다. 끊어지는 숨을 몰아쉬며 널 기다렸다.
다행이다. 널 보고 떠날 수 있어서.
아들아 그동안 고생 많았다. 에미때메 짊어진 짐 내려놓고 편히 지내라. 아들아 사랑한다.
몇 년째 입원해 계셨던 할머니 자녀들은 거의 방문이 없었다. 아주 가끔 무슨 날에나 겨우 오셨다. 할머니는 정말 조용하고 착한분이셨다. 몇달전 상태가 안 좋아지셨다. 악화된 어느 주말인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했는지 친척들을 죄다 불러서 만나게 해드렸다.
그후 몇주 동안 할머니 상태는 의외로 비슷 비슷 하셨다. 아들은 말투와 표정에서 대놓고 불만을 표시했다. '산소는 왜 하느냐?저건 왜 하느냐'며 YY
드디어? 상태가 더 악화되어 중환자실로 내려가게 되셨다. 일주정도 흐르니 그 곳 간호사들에게 "얼마 못 가신다더니..."하셨단다. 간호사들은 인계시간에 속상해서 자기들끼리 외쳤단다. "그래서 어쩌라고!!!!!" 그와중에 할머니께선 살고 싶다는 말씀까지 하셨단다. 우린 오죽하면 "할머니 그냥 가시는게 편하시겠어"라고 했다.
그렇게 그렇게 아들에게 말도 안되는 압박을 받고 있을 때 할머니의 올 것 같지 않던 마지막 순간이 다가왔다. 전화를 드렸는데 "제가 가서 특별히 할 것도 없잖아욧!'했단다. 어이가 없었는데 할머니의 심전도가 일직선이 되는 순간 아들이 들어서긴 했단다. 그 순간 할머니께서 숨을 한번 더 몰아쉬시더니 떠나셨단다. 아들은 원치 않았을 지 모를 순간을 엄마는 기다렸던 것 같다. 보고 가려고.
여름에 핀 코스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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