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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앓이

작성자명허선희
조회수625
등록일2015-10-03 오후 1:37:48


명절 앓이


누군가 그랬다.

앞으로 생각 많이 날거라고.

명절이 되면 더욱.

그렇게 굳이 말을 안 해도 되는데 염장을 지르는 건가?

싶었다.


근데 맞는 말이었다.

명절만 되면 어김없이 엄마 생각이

끊임없이 난다.

특히 명절 맞이 음식을 준비하느라

바쁘게 오고 가시는 엄마 또래 아주머니들을 보면 더욱.



엄마는 채식을 주로 하셨고

수영을 몇십 년 동안 하셨다.

아버지께선 엄마가 떠나시기 1년 전에 간암 진단을 받으셨다.

엄마는 아버지 간병을 열심히 하셨다.

아버지를 위해서 우린 여행을 떠났었다.

부모님과 딸 셋이 함께 (아들은 캐나다에 있다)


어머니 떠나시기 일주일 전이었다.

아버지의 미래는 불투명했고

엄마는 너무나도 당연히? 이십 년은 더 같이 사실 줄 알았다.


그런 운명이 우리 앞에 똬리를 틀고 있을 줄

꿈에도 모른 채.

인생에서 가장 혹독한 뒤통수를 맞은 것이다.

가장 큰 아픔은 누군가가 영영 떠나버리는 것 같다.

그것도 예고도 없이 갑자기 작별인사 한마디 못 한 채.



2013427일 토요일

아침에 같이 밥을 먹고 엄마는 수영장에 나는 출근을.

그 날 인계만 끝나면 퇴근인 나는

한가롭게 인계를 시작하려 하고 있었다.


아버지의 전화를 받고

눈물을 참아가며 인계를 어떻게 했는지 기억도 안난다.

주말이라 잘 잡히지도 않는 택시를 겨우 타고 엄마에게 갔다.

그래도 설마 하는 마음으로.

하지만 그 날 이후 45일을 우리 곁에 머물다가 엄마는 가셨다.

눈 한번 떠 본 적없이

손가락 하나 움직여 본 적없이.


나중에 정리하다 보니 엄마가 보낸 메일에

3일만 아프다 가고 싶다라는 글이 보였다.

민폐 특히 자식들 힘들게 하는 것에는 질색이셨던 엄마.


그 날이후 우리식구들은 카톡에서 날마다 만난다.

만나서 엄마가 물려주신 말씀들을 실천하며 살아가고 있다.

엄마라는 뿌리에서 뻗어 나간 우리는

이 세상을 이롭게 행복하게 하는데 한몫을 할 것이다.


여러분곁에 계시는 분들이

내일도 곁에 게실거라는 생각은

맞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삼일장을 치르고

 

 

뼛가루 한 줌
서대문 봉원사에 모시고

우리는

버스에 몸을 싣는다.

창밖에는

오월이찰랑거린다

빛이 난다 반짝반짝.

 

우리 눈에선 눈물이 찰랑 찰랑 넘쳐 흐른다.

 

세상은 환희의 찬가라도 부르듯

행복한 기운이 사방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그래 오월이지!
하필 오월이네.

 

멍하게 창밖을 보다가 버스안을 둘러본다.
우리 식구 빠짐없이 탄 버스 안을.

 

없다

 

엄마가 없다

엄마만 없다

 

어디로 간 걸까
엄마는




봉원사